The HBR List
2007/02/05 00:44찜질방 가기 좋아하는 아들 Jay의 성화에 못이겨 책을 한권 들고 갔다. 내게 있어 딴 생각안하고 집중도 높은 독서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찜질방. 섭씨 80도가 넘는 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책을 읽으면 왠지 책을 치열하게 읽는듯한 느낌도 들고. (땀으로 책장을 적시는 치열함이라니 ㅋㅋ)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2월호를 들고 갔는데, 내 기억에 작년에는 Breakthrough Ideas for the year가 별책 부록이었던거 같은데 하여간 이번에는 마케팅전략, 경제, 지식경영, 리더쉽, 연구개발, 인수합병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총20개의 기사가 2월호 본지안에 포함돼있었다.
마케팅 전략, 혁신 같은 분야라고는 하지만 이 중에 상당수가 IT 및 인터넷 관련 글이었는데, Clay Shirky, David Weinberger, 그리고 Six Degrees를 쓴 Duncan J. Watts 같은 저자의 글을 만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흥미롭고 기사 또한 재미있었다. 몇개 기사는 한글로 번역해서 소개하고픈 생각이 들 정도.
재미있게 읽는 것과 그걸 소화한만큼 전하는 건 또 완전 다른 일이니 그냥 생각나는대로 재미있던 얘기만 소개해 보자면... 어떤 트렌드가 촉발되고 전염되는 것은 티핑포인트, 토네이도 마케팅, 퍼플카우 등에서 열심히 얘기한 얼리어답터, 인플루엔셜, 스니저 같은 사람들의 영향력때문만이 아니라는 얘기가 아주 흥미로웠다.
요즘에 제품 발표와 더불어 블로거 간담회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상도 사실 이런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기사에서는 산불이 발생하는 현상을 중간에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산불의 규모는 대부분 처음에 얼마만큼 강한 불이 혹은 얼마나 많은 불 때문에 생겼는지와 별로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당시의 환경이 더 크다는 얘기지. 숲이 산불이 옮겨붙기 좋게 적당히 말라있는지, 습도도 낮은지 등. 즉,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그 트렌드를 시작했는지보다는 얼마나 영향을 잘 받는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 환경에서 촉발됐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영향력을 가지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일반화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을 한가지 성격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얘기할때는 혼란스러웠다. 어떤 경우에는 특별한 그룹 구성원일 수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그저 한 개인일 뿐일 수도 있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innovator이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서는 laggard이기도 하다는 얘기. 누가 영향력 있는가를 일반화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를 도출하기 위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네트웍 효과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개개인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입소문을 내기 위해서 특정 사람들을 찾으려는데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조언을 한다. 이를 위해서 돈을 쓰는 것을 삼가하라고 말하고 있다. 대신 더 많은 수의 보통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하라고 한다. 소셜 네트워킹 웹 서비스를 활용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새로운 서비스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면 마케팅 계획을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것 같다.
Clay Shirky는 더이상 홈페이지에 글이 안올라와서 궁금했는데, HBR 같은 곳에 기고를 하고 있었군요. 좋은 내용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땀을 뻘뻘 흘리는 글읽기는 반신욕도 괜찮습니다. 일본에는 비닐로 된 책도 있다네요? 반신욕 하면서 읽으라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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