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는

블로그처럼 긴 글을 언제 쓰겠어 150자로 생각나는대로 써갈기자는 모토가 먹혔었다. 바쁜 블로거들을 위해서 태어났던 미투데이는 기본적으로 텍스트에 기반하고 있다. 여러면에서. 블로그 글 제목에나 쓰일법한 큰 글씨도 그렇고, SMS 문자 메시지로 올리자는 게 미투 초기 모바일과의 만남의 전부였고.

이런 포스팅 구조에 사진을 직접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누군가 만들었을때 내가 깊은 고민에 빠졌었다고 얘기하면 ‘그 사람 참 불과 몇년 앞도 못내다보고…’라며 비웃을만한 얘기다.

오늘 했던 “나는” 개선 회의에서 한명이 의외로 사진/음악/영화/책 첨부 포스팅의 비율이 낮다는 화두를 던졌다. 그리고나서 그 문제해법이라며 뒤에 이런 저런 장표와 설명을 늘어놓는데, 그 설명이 하나도 안들어오더라.

“지금” 미투데이는 “그때”와 또 많이 달라졌구나.

  • 내 삶의 스냅샷을 나눈다는 건 강연나가서 피칭만 할뿐이었다.
  • “지금을 나누는” 미투데이라는 느낌이 서비스에는 별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
  • 가령, 캡션바 저 끝에 달린 연필모양 버튼은 끄적끄적 뭐라도 적으란건가.
  • “나는” 하위메뉴 기능을 명쾌하게 설명못하는 일관성은 오픈때부터 유지하고 있고.
  • 그럼에도 불구, 스마트폰 보급은 얼마나 자연스럽게 미투포토 이용을 늘리고 있나.

미투를 좋아하는 이들이 한손엔 미투데이, 다른 손엔 인스타그램과 패쓰를 들고있는 건 이유가 있었고, 의외로 묵직한 150자 텍스트에 기반한 특징이 이제는 갈수록 가벼워지는 스마트폰의 무게만큼이나 더 가벼워질 필요가 있다는 것.

그리고, 스마트폰 사진을 통해서 잘 끌어낼 수 있는 이 로직은 이미 미투에서 오랫동안 다루고 있었던 다른 오브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링크와 음악과 영화와 책과 장소와.

  • 서비스 면면에 “지금을 나누는 미투데이”의 개념이 드러나 있어야 한다.
  • 사진, 위치 첨부 개선은 단지 포스팅 비율이 아니라, 전체 모바일 포스팅 비율을 바꿀 것이다.
  • 웹에서만 할 수 있었던 ‘글감’이 모바일을 만나 초심플해질 수 있다.
  • 한줄 카피 깨나 쓱쓱 적을 수 있는 사람만 쓸 수 있을법한 기능의 잔재 버리자.

모바일을 통한 입력방식의 개선과, 모바일/웹을 아우르는 보기방식의 개선을 통해서 훨씬 편한 느낌으로 ‘지금을 나눌 수 있게되고’ 이렇게 늘어난 포스팅에 연결된 사람들의 정보를 통해 인터랙션이 늘어날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개별 회원들의 평균 포스팅 갯수나 평균 댓글수는 유지하면서도, 접촉은 더 늘어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미투데이.

극장에 간다. 트론 포스터가 있다. 사진을 찍는다. 여기는 죽전 CGV. 함께 영화를 보러온 사람들이 누군지 넣는다. 이 포스팅이 멋지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150자를 입력하다간 이미 1분이 넘어갈거다. 이런 상황을 올리는데 20초 걸리는 걸 원한다. 함께 갔던 친구들의 “나는”의 미투포토 메뉴에는 내가 태깅한 이 사진이 보인다. 소환 없이 알림도 받고.

날아다니는 “나는”이 필요해.




  1. sumanpark70 posted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