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과 개발의 역할 분담
기획과 개발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는 조직에 들어온지 한달이 넘었다. 정말 말그대로 기획과 개발이 엄격하게 분리되어 있다. 아예 조직자체가 다르고, 서로 협업을 하기 위해서 누가 누구를 컨택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우리에게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진 기술도구들은 어떻게 나오게 됐나. 내 생각이지만 대부분은 기획에서 나오지 않았다. 게을러터진 기술자들이 어떻게 하면 이 반복적인 작업을, 혹은 이 번거로운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 고민 삽질을 하면서 탄생하게 된 것들이 많다. (이게 기획이냐 기술이냐는 논쟁의 여부가 있지만, 대부분은 기술자 혹은 개발자들이 만든다는 측면의 얘기)
기획력만으로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본다. 기술자들의 수준까지 기술을 이해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어떤 기술이 있는지는 꿰고 있어야 한다. 그걸 잘 만져서 완성도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기획자의 몫이라 할 수 있겠다. 꽉 짜인 일정과 미팅과 보고가 포화된 조직문화에서 그래서 새로운 게 나오기 힘들다.
기획자에게도 기술자에게도 서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주어져야 한다. 또 서로를 채워줄 수 있는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조직구성이 되야 한다. 예측을 할 수 없는 경제상황에서 경영진은 더욱 효율적인 조직이 되길 원하고, 더욱 압축하고 하다보면 혁신의 기회 발생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덧말 1. 미투데이는 기획, 디자인, 개발이 모두 한 부서에서 한 회사처럼 일할 수 있는 환경을 회사에서 배려해 주었다. 이렇게 했을 때 잘 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겁다.
덧말 2. 싸이월드와 스케치판의 복제 논쟁도 기획과 개발의 관점에서 보면 그렇다. 싸이월드 기획자들은 이미 있던 건데 뭔소리냐 억울한거다. 하지만 바닥부터 한줄씩 코드를 짜고 즐거워했던 개발자들의 억울함에 비할까.
덧말 3. 디자인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디자인도 기술이고, 디자이너도 기술자며 개발자다. 그들이 혁신을 만들어낼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게 튀어나오게 할 여유를 줘야 한다.
덧말 4. 그러니까 혁신은 미친척하고 달리는 스타트업 아니면, 여유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큰 회사 이 두군데서만 나올 수 있는 거 아닐까. 지못미 중소기업.



